전체 글88 프라이메이트 리뷰 (지알로, 광견병, 침팬지) 예고편을 보면서 침팬지 벤이 어린 개체인지 다 큰 성체인지 끝까지 헷갈렸습니다. 어떤 장면에서는 침대 밑에 숨을 만큼 작아 보이다가, 또 다른 장면에서는 사람을 압도하는 크기로 등장하는 통에 혼란이 왔는데요. 결론적으로 다 큰 침팬지가 맞았습니다. 이 혼란이 오히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긴장감의 시작이었다고 지금은 생각합니다.지알로 장르의 귀환, 그리고 폐쇄 공간의 공포감독 요하네스 로버츠는 폐쇄 공간을 활용한 긴장감에 있어서는 꽤 검증된 연출자입니다. 47미터 깊이의 수중 우리에 갇힌 자매를 그린 (2017)로 이름을 알린 이후, 호숫가 캠핑장, 좀비 바이러스로 봉쇄된 도시 등 외부와 단절된 공간을 즐겨 무대로 삼아 왔습니다.에서 그 무대는 하와이 암벽 위에 세워진 고립된 호화 주택입니다. 제가 영화를.. 2026. 6. 7. 바빌론 리뷰 (무성영화, 유성영화, 할리우드) 솔직히 말하면 브래드 피트가 나오는 영화를 최근 몇 년간 그다지 기대하고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선입견을 안고 앉은 자리에서 3시간 8분이 흘렀는데,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 있었습니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할리우드 그 자체를 해부한 영화, 바빌론 이야기입니다.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바빌론은 1920년대 할리우드,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 전 이야기입니다. 제가 직접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놀란 건 그 시대의 촬영 방식이었습니다. 무성영화(Silent Film)란 대사 없이 영상과 자막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초기 영화 형식입니다. 당시에는 촬영장에서 실제 폭력이 벌어지고, 극도로 위험한 환경 속에서 필름을 돌리는 게 당연했습니다.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으니 연기.. 2026. 6. 7. 언힐러 리뷰 (출연진, 설정분석, 복수스토리) 포스터만 봤을 때는 꽤 기대가 됐습니다. 시각적으로 강렬하고 소재도 눈에 띄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재생 버튼을 누르고 나서 체감되는 온도 차이가 꽤 컸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한 영화 언힐러, 과연 어떤 작품인지 직접 본 입장에서 풀어보겠습니다.포스터에 낚인 건지, 기대치 문제인지 — 출연진과 첫인상제가 이 영화를 고른 건 포스터 때문이었습니다. 이미지 하나가 주는 임팩트가 상당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보다 보니 이건 전형적인 B급 영화의 구조를 가진 작품이었습니다. 여기서 B급 영화란 메이저 스튜디오의 대규모 제작비 없이 만들어진 저예산 독립 영화를 가리키는 업계 표현입니다. 화려한 CG나 블록버스터 연출보다는 아이디어와 분위기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죠.출연진을 보면 엘리야 넬슨이 주인공을 맡았고,.. 2026. 6. 6. 영화 코다 (CODA 뜻, 농인 가족, 감동 명장면) 영화 제목이 무슨 뜻인지 모른 채 끝까지 본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제목을 검색했고, 그제야 이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얼마나 치밀하게 설계된 작품인지 실감했습니다. 코다(CODA)는 단순한 감동 영화가 아닙니다. 제목 한 글자에 이미 이야기의 전부가 담겨 있었습니다.CODA 뜻과 농인 가족을 담아낸 방식CODA란 'Children of Deaf Adults'의 약자로, 농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여기서 농인(deaf)이란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으로 청각 기능을 갖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단순히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의미를 넘어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공동체의 구성원임을 포함하는 표현입니다. 영화 제목 자체가 .. 2026. 6. 6. 영화 컨택트 (용기, 선택, 비선형적 시간) 불행한 미래를 미리 안다면, 당신은 그 삶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저는 영화 컨택트를 보고 나서 한동안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외계인과의 조우를 다룬 SF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선택과 운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전 정보 없이 봤던 그 첫 경험이 지금도 선명합니다.언어가 시간을 바꾼다는 것영화의 핵심을 이해하려면 먼저 언어 상대성 이론(Linguistic Relativity)을 알아야 합니다. 언어 상대성 이론이란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가 그 사람의 사고방식과 세계 인식 자체를 형성한다는 개념으로, 흔히 '사피어-워프 가설'이라고도 불립니다. 영화 컨택트는 바로 이 이론을 SF의 영역으로 끌어와 극단까지 밀어붙입니다.언어학자 루이스 뱅크스 박사(에이미 아담스)는 헵타포.. 2026. 6. 4. 스펜서 리뷰 (크리스틴 스튜어트, 연기력, 다이애나) 왕세자비라는 자리가 누군가에게는 감옥이 될 수 있다는 걸, 영화를 보기 전에는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2022년 개봉한 파블로 라라인 감독의 영화 스펜서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기 영화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던 건, 단순히 슬퍼서가 아니었습니다.크리스틴 스튜어트, 정말 이 배우가 맞나요?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그동안 과소평가했습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처음 얼굴을 알린 뒤로 퍼스널 쇼퍼, 언더워터 같은 작품들을 거쳤지만, 연기보다는 외모 중심으로 소비되는 배우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스펜서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영화에서 그녀가 보여준 것은 단순한 모사(模寫), 즉 유명인을 흉내 내는 수.. 2026. 6. 4. 이전 1 2 3 4 5 6 7 8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