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88 에이리언 커버넌트 (네오모프, 제노모프, 데이빗) 전작 《프로메테우스》에서 풀리지 않은 질문들이 쌓인 채 개봉한 《에이리언: 커버넌트》.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솔직히 "이게 내가 기대하던 그 영화가 맞나?" 하는 물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기대와 실제 사이의 간극이 꽤 컸거든요. 그 간극이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그럼에도 이 영화가 왜 볼 만한지를 정리해봤습니다.네오모프와 제노모프, 두 괴생명체는 어떻게 다를까2104년, 약 2천 명의 개척민을 태운 커버넌트호가 목적지로 향하던 중 정체불명의 신호를 포착합니다. 탐사대가 내린 행성에서 대원들은 미지의 포자에 감염되고, 이때 처음 등장하는 것이 네오모프(Neomorph)입니다. 네오모프란 행성의 생물학적 포자를 매개로 숙주에게 감염되어 체내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뒤 등이나 입을 통해 탄생하는 생명체를 말합.. 2026. 5. 27. 영화 시스터즈 (10대 기억, 자매, 파티) 솔직히 이 영화를 보면서 저는 자매 이야기보다 제 10대 시절을 더 오래 생각했습니다. 화면 속 두 자매가 엉망진창 파티를 벌이는 동안, 저는 그 시절 제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영화 시스터즈(Sisters, 2015)는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꽤 진지하게 건드리는 작품입니다.10대의 기억이 왜 이렇게 오래가는가저도 처음엔 그냥 웃고 즐기려고 틀었습니다. 에이미 포러와 티나 페이의 조합이라면 두 말 할 것도 없이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영화가 중반쯤 접어들 무렵, 자매가 오래된 집에서 파티를 준비하며 옛 친구들을 부르는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멈칫했습니다. 그 장면이 낯설지 않았거든요.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회고 절정(rem.. 2026. 5. 27.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정체성 유예, 이탈감, 선택의 심리) 저는 이 영화를 알면서도 오랫동안 외면했습니다. 한국어 제목이 뭔가 로맨틱 코미디처럼 들려서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제가 가장 망가졌던 시절을 꺼내 보여주는 것 같아서 며칠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방황이 실패가 아니라 돌아오기 위한 과정일 수 있다는 걸, 이 영화는 말 대신 장면으로 보여줍니다.한국어 제목이 만든 진입 장벽, 그리고 원제의 온도이 영화의 원제는 노르웨이어로 '세상에서 가장 최악인 사람(Verdens verste menneske)'이고, 영어 제목도 'The Worst Person in the World'입니다. 저는 이 제목이 훨씬 더 이 영화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제목은 연애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들리는데, 영화가 실제로 이.. 2026. 5. 26. 영화 엘리자베스타운(배경, 치유, 로드트립) 이 영화를 틀어놓고 처음 20분 동안 집중을 못 했습니다. 요즘 맘처럼 되는 일이 없어서 한숨이 잦았고, 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실패한 사람이 낯선 곳에서 조금씩 다시 숨을 쉬게 되는 이야기, 엘리자베스타운이 그런 영화였습니다.배경: 카메론 크로우가 이 영화를 만든 이유카메론 크로우 감독은 이 영화가 온전히 픽션이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실제로 돌아가셨을 때 느꼈던 감정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낯선 친척들과의 어색한 시간들을 영화 안에 녹여냈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그래서인지 장례식 장면들이 유독 살아 있습니다. 연출이 아니라 기억처럼 느껴지는 장면들이 있거든요.영화의 배경인 켄터키주 엘리자베.. 2026. 5. 26. 영화 이지 버츄 (Easy Virtue)(원작 희곡, 탱고 장면, 안락사 논쟁) 내가 예상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서 가볍게 틀었다가, 영국 상류사회의 위선을 이렇게까지 날카롭게 해부하는 영화인 줄은 몰랐거든요.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는 자유분방한 미국 여성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영국 귀족 가문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보면 볼수록 단순한 고부 갈등극이 아닙니다.원작 희곡: 노엘 카워드가 먼저 썼다제가 이 영화를 찾아보고 나서 처음 한 일이 원작을 검색한 것이었습니다. 영화가 워낙 탄탄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이게 그냥 시나리오에서 나온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거든요. 예상대로였습니다. 는 영국의 극작가 노엘 카워드(Noël Coward)가 1924년에 쓴 희곡을 원작으로 합니다.노엘 카워드는 20세기 전반 영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인물.. 2026. 5. 26. 바튼 아카데미 (연기력, 사제관계, 희망의 심리학) 연말 연초가 되면 저는 묘하게 무거운 영화가 당깁니다. 화려한 블록버스터보다 조용하고 오래 남는 작품들이요. 그렇게 찾아보다 만난 게 였는데, 솔직히 처음엔 제목만 보고 지나쳤던 영화였습니다. 다시 찾아보니 개봉 당시 평론가와 관객 모두에게 극찬을 받은 작품이더군요. 직접 보고 나서야 왜 그랬는지 이해했습니다.충돌할 듯 충돌하지 않는 두 사람의 연기력영화의 배경은 1970년대 미국 명문 사립학교 바튼 아카데미입니다. 크리스마스 방학에 집에 돌아가지 못한 교사 폴 허넘과 학생 앵거스 털리, 그리고 학교 식당 조리사 메리 램이 기숙사에 함께 남겨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설정만 보면 흔한 성장 드라마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달랐습니다.폴 허넘을 연기한 폴 지아마티는 이 영화로 커리어 최고의 연기라는 찬사를.. 2026. 5. 25.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15 다음